2023. 2. 12. 20:39ㆍ건축프로젝트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왔다. 그 때 당시에는 다들 1학년 끝나고 가는 동기들이 많아서 나도 비슷한 시기에 입대를 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어느정도 짬이 찼을 때는 건축 잡지도 보고, 책도 한두권 읽으면서 나름의 건축공부를 했었다. 그리고 스케치도 틈틈히 해서 건축의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냥 운동하고 체력을 더 길러놓을 걸 그랬다. ㅎㅎ
그렇게 전역하고 설래는 마음으로 설계수업을 들었다. 처음으로 구체적인 대지에 가상의 건물을 지어보는 수업이다. 물론 컨셉과 클라이언트 등은 스스로 정하고 진행하였지만, 각 종 법적인 규제와 대지분석을 통해 디자인 하는 법을 처음 배워나갔다. 먼저 가상의 건축주를 구성하고, 그에 맞는 실의 필요 면적을 설정하여 스페이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배치 계획에 대한 대안들과 컨셉을 아마 거의 동시에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 실무를 하고 계신 교수님이고 하고, 대학 커리큘럼상 실무에 가까운 수업을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여기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흔히 그림그린다고 표현하는 '컨셉적인 건축'과 '실무적인 건축'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물론 건축 자체가 그 둘의 관계를 땔래야 땔 수는 없겠지만 좀 더 말랑한 느낌으로 컨셉을 잡고 표현하는 것에 더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 내가 주택설계를 하면서 가져온 컨셉은 무려 '기억'이다. 지금 와서 기억을 더듬어봐도 왜 '기억'에서 저런 형태와 배치가 나왔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ㅋㅋ 그냥 끼워 맞춘 거 같은데, 아마 내 경험상의 기억에 남는 공간이나 주택을 떠올리면 마당이나 외부 공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 떠올랐던 주택에 형태에서 역으로 건축주 설정과, 공간계획, 컨셉 등을 맞춰 나갔던 것 같다.
여기서부터 성격 급한 나는 항상 최종 형태를 미리 생각하고 거기에 끼워 맞추려는 버릇이 있었다.
저 가운데 다이어그램의 형태에 꽃혀서 거기서 부터 외부공간을 디자인하고, 나머지 공간을 채워나갔다. 중간 크리틱때 외부로 출입하는 문이 여러개이면 신발두기도 불편하고 경사로의 경사도에 대한 법적인 근거 등 좀 실무적인 내용 위주로 받았던 것 같다. 교수님께서 컨셉을 기억으로 잡았다고 했을 때 뭔가 엄청 어려운 걸 했다고 하신 것 같았는데, 이미 답정너인 나는 별 생각도 없었던 것 같다. ㅋㅋ 왜냐면 다른 동기는 컨셉이 '초콜렛' 이기도 했으닌까. ㅋㅋㅋ
그렇게 해서 최종 완성된 주택의 모형이다. 흰색의 스터코로 마감된 매스와 목재로 된 매스의 분절의 아이디어는 사실 교수님 아이디어였다. 뭔가 터치하나 만으로 건물을 나름 살게(?)해주시는 능력이 진짜 다르긴 하구나 하고 느꼈었다. 도로변 정면에서도 형태를 꽉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고, 대문디자인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정말 맘에 들었다.
이 외에도 자잘한 크리틱과 교수님의 건축적인 센스(?) 이런 것들은 너무 좋았다. 다만 교수님 성향상 좀 추상적이기도 했고, 실무적인 부분들도 깊게 배우지 못하기도 했고, 무언가 1프로씩은 아쉬운 수업이었다. 그렇지만 처음해보는 설계가 재밌기도 했고, 적성에 너무 맞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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